복식 우승후 시상식에서 NH농협의 박용국감독(가운데)이 김건희(왼쪽), 유민화(오른쪽)와 포즈를 취하고있다
NH농협의 김건희, 유민화가 여자복식 양강체제를 이뤄냈다.
고양성사시립테니스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0 ITF NH농협 고양국제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 복식 결승전에서 국내여자복식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진아(양천구청), 장경미(인천시청)조를 2-0(6-4 6-4)으로 제압하며 순창에 이은 두 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.
경기시작 전 김건희, 유민화조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. 홈 코트의 이점을 제외한 전력 면에서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. 이번 대회 전까지 상대전적은 2전 2패를 기록하고 있었고 최근 김천에서도 경험과 실력 차를 보이며 2-0(7-5 6-3)패배를 맛 보았기 때문이다.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의 예상은 빗나갔다. 올해 들어 부쩍 호흡과 기량 면에서 일취월장한 김건희, 유민화조가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이진아, 장경미조를 무력화 시켰다. 거기에 홈 코트의 이점을 살린 압도적인 응원까지 이어지자 NH농협선수들은 신바람 난 플레이를 펼치며 고양시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안겨줬다.
경기직전에 유민화는 "언니들(이진아, 장경미)에게 이겨 본적이 없어 오늘은 이긴다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자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할 것이다"라며 경기 전 각오를 밝혔고, 경기 중에 두 선수 모두 싱글벙글 웃으면서 경기를 즐기려는 모습이 눈에 띄게 들어왔다. 경기 후 두 선수는 "게임을 즐기려 했던 게 적중했던 것 같다. 이길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막상 앞서가니 조금은 욕심이 났지만 그래도 처음의 각오를 생각하며 경기를 임했던 것이 오늘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. 앞으로 목표는 더 열심히 해서 은퇴하기 전엔 꼭 복식으로 그랜드슬램 무대를 밟아보는 것이 다"며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.
한편 단식에서도 국내 선수들끼리의 대결로 압축 됐다.
우리나라 명실상부 여자테니스 일인자로 불리는 이진아(양천구청)는 어제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최근 상승세의 이예라(한솔제지)를 격침한 일본에 테즈카 레미를 2-0(6-2 6-4)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. 이진아는 영리한 경기운영이 레미를 앞서며 상대의 다운더라인 공격과 앵글샷을 잘 커버하며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치며 실수를 만들어냈다. 내일 결승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"김나리와는 절친한 사이이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. 그래서 오히려 상대가 생각하는 전술을 역으로 이용할 생각이다"며 각오를 다졌다.
공격형 테니스의 대명사 김나리(경동도시가스)는 홈 코트의 이점을 지닌 유민화(NH농협)를 상대로 화끈한 공격을 선보이며 2-0(6-2 7-5) 승리를 거두었다. 두 번째 세트 초반 유민화의 문 볼에 고전하며 1-5로 끌려가던 김나리는 강력한 포핸드를 활용한 선제공격으로 내리 6게임을 따내며, 7-5로 역전에 성공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. 유민화는 전날까지의 피로누적으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메디컬타임까지 불러가며 투혼을 불태웠지만 18개의 백핸드 범실로 자멸했다. 경기 후 김나리는 "마무리 지어야 할 상황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게 위기로 다가왔고 운이 따라 승리한 것 같다. 체력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내일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"며 소감을 밝혔다.
김나리는 한국선수권과 종별실업대회 결승에서 이진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으며 이번 결승에서 만난 세 번째 맞대결에서 생애 첫 챌린저대회 우승과 이진아의 징크스를 깨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. 반면 이진아는 국내 일인자의 저력을 이번 결승전을 통해 다시 한번 만방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.
내일 여자단식 결승전은 11시에 펼쳐지고 KBS NSPORTS와 인터넷방송인 SPORTSITV에서 생중계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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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편 단식에서도 국내 선수들끼리의 대결로 압축 됐다.
